치매포용사회로 가는 길, 치매안심마을에서 시작된다

국내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치매 환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 명에 달하며, 이들 중 55%~70%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이다. 또한 2044년에는 전체 환자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는 이제 우리 사회 전반에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단순히 기억을 잃는 병이 아니다. 인지 기능 저하로 인해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지며,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도 함께 무너진다. 대부분의 돌봄은 가족에게 맡겨지며, 이로 인해 직장을 포기하거나 사회적 관계에서 단절되는 가족들도 많다. 돌봄이 일상이 된 가족 구성원들은 결국 개인의 삶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조기 검진, 상담, 가족 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 환자와 가족의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못한 지원 방식, 서비스의 접근성 부족 등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등록 이후 센터 실제 이용률 또한 67%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 역시 ‘치매포용사회’를 정책 목표로 제시하며,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고 존엄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방향에 맞춰 정부는 치매안심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읍·면·동 단위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운영되며, 치매 환자와 그들의 가족이 지역 사회 일원으로 존중받고,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둔다.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들과 점차 잊히는 사람들이 있다. 치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과제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돌봄의 확대뿐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한 구조와 인식의 변화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환자와 가족들이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기억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때다.
김채현 수습기자 kchchbb@naver.com
[참고]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10100&bid=0027&act=view&list_no=1484959&tag=&nPage=1#share
https://www.mentalhealth.go.kr/portal/disease/diseaseDetail.do?dissId=22&srCodeNm=%EC%95%8C%EC%B8%A0%ED%95%98%EC%9D%B4%EB%A8%B8+%EC%B9%98%EB%A7%A4
https://cksaksens.com/social-welfare/welfare/%EC%B9%98%EB%A7%A4-%EA%B1%B1%EC%A0%95-%EC%B9%98%EB%A7%A4%EC%95%88%EC%8B%AC%EC%84%BC%ED%84%B0%EC%97%90%EC%84%9C-%ED%95%B4%EA%B2%B0-2025%EB%85%84-%EC%84%9C%EB%B9%84%EC%8A%A4-%EC%96%B4%EB%96%BB/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063449.html
https://repository.kihasa.re.kr/en/bitstream/201002/40869/1/2022.10.No.312.05.pdf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00000&bid=0027&list_no=1482397&act=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