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딜레마와 전환점

최근 국내 병원에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AI 덕분에 간호사들의 업무 효율은 높아졌지만, 그에 따라 기존 간호사들의 역할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기계가 대신 수행하면서 간호사는 더 복잡하고 전문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술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간호사 고유의 전문성과 임상적 판단력이 약화될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의료 현장에 AI가 도입되면서 간호사의 업무는 더 정확하고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는 이 기술이 가져온 변화가 단순히 업무를 도와주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놓쳐서는 안 될 본질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AI 도입의 대표적인 사례는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다. 이 병원은 최근 AI 기반 예후 예측 시스템을 도입해 심박수, 체온, 호흡 수 같은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분석하고 있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간호사에게 즉시 알림을 전달한다. 이에 중환자실 전원율이 감소하고 간호사의 업무 스트레스도 현저히 줄었다. 병원 측은 “AI가 예측한 고위험 환자를 사전에 분류할 수 있어 대응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라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AI가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환자는 미세한 표정 변화나 몸짓, 말투와 같은 비수치적 신호는 AI가 놓칠 수 있고, AI 알림이 없다고 대응이 늦어지면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결국, 간호사는 AI를 능숙히 다루는 기술자이면서 동시에 사람을 돌보는 전문가로 거듭나야 한다. AI가 간호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더라도, 환자의 마음까지 살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람뿐이기 때문이다.
간호는 단지 수치를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과 고통을 돌보는 일이다. AI가 놓치는 부분을 사람이 채우고, 기계가 하지 못하는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간호사의 본질적 역할이다.
김난효 수습기자 sksmsgydi22@naver.com
[참고]
https://www.etnews.com/20241101000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