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중 중재: 태아 수술 시대의 시작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자궁 내에서 태아를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아직 임신 중 태아 수술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태아에게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있으면 임신 유지가 어렵거나 조기 출산 후에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임신을 유지하면서 자궁 내에서 직접 수술을 시행해야 할 때도 있다.
임신 중 태아 수술은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하나는 태아 자체의 질병이고, 다른 하나는 산모의 질병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태아 질병 중 자궁 내 수술이 가능한 대표적 사례는 선천성 횡격막 탈장, 척수수막류, 폐기형, 방광 폐쇄, 쌍둥이 수혈 증후군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선천성 횡격막 탈장은 중증도에 따라 자궁 내 수술 또는 출산 후 수술로 구분되는데, 중증의 경우에는 FETO(태아 기관 내 풍선 삽입술)가 고려된다. 과거에는 주로 출산 후 수술했던 척수수막류도 현재는 많은 병원에서 자궁 내 수술을 권장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조기 발견 시 자궁 내 수술 대상으로 분류된다.
한편, 산모의 질환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당뇨병, 감염병(예: 톡소플라스마증, 풍진, 사이토 메갈리아로 바이러스), 자가면역질환(예: 루푸스), 자궁 내 환경 이상 등이 있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약물 치료나 출산 후 치료가 우선된다. 태아의 질병처럼 직접적인 수술을 시행하기보다는, 산모의 상태를 조절해 태아의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태아 질환과 산모 질병에 따른 접근법은 다르지만, 모든 치료 과정의 출발점은 조기 발견이다. 실제로 스페인의 한 산모는 산전 검사를 통해 뱃속 태아가 이분척추증(척추 갈림증)임을 확인했다. 이후 추가 검사를 거쳐 태아는 자궁 내 수술을 받았으며, 당시 태아의 척추 절반이 노출되어 있을 정도로 병변이 심각했다. 하지만 현재는 발가락에 감각이 생기고 다리도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됐다.
이처럼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치료할수록 태아와 산모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명서 수습기자 minhey0428@naver.com
[참고]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56981670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