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 야간 근무, 간호사 건강은 빨간불

간호사의 교대근무와 야간 근무는 병원 운영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환자는 밤낮없이 응급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은 24시간 병동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병동 운영에 핵심인 간호사의 건강과 삶의 질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간호현장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의 74.6%가 야간 근무를 포함하는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월 6회 이상 야간 근무를 하는 경우가 44.2%로 가장 많았다.
야간 근무는 환자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다. 응급 환자나 중환자의 경우, 단 한순간의 지체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따라서 야간에도 숙련된 간호사가 환자 곁을 지키는 것은 병원 운영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야간 근무는 간호사에게 수면 장애, 위장 질환, 우울증을 유발하며, 특히 장기적으로 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해외 병원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핀란드와 스웨덴 일부 병원은 ‘연속 야간 근무 제한제’를 도입해 한 간호사가 연속으로 3일 이상 야간근무를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몇몇 병원은 야간에 간호 인력을 추가 배치해 업무를 분담함으로써 간호사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도 간호사들의 ‘희생’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간호사 인력 구조는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이로 인해 남아 있는 간호사들에게 더 많은 야간 근무와 과중한 업무가 돌아가며, 이는 높은 이직률과 인력 공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제는 개인의 인내심이나 사명감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아닌, 제도적 보완으로 이어져야 한다.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 충원은 간호사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환자 안전과 직결된 과제다. 교대 근무의 합리적인 조정, 야간 전담 간호사 제도의 확대, 심리, 신체 건강을 위한 정기 검진 지원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야간근무가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방법이라면, 간호사들의 안전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간호사가 지쳐 쓰러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비로소 의료 현장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김난효 수습기자 sksmsgydi22@naver.com
[참고]
https://www.khan.co.kr/article/202407030700001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38012&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