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5호에는 자랑스러운 서울여자간호대학교 동문을 소개하는 ‘서간 人’ 코너를 연재했다. 70학번 최경숙 동문은 졸업 후 장애인 분야 관련 공부를 이어가며 장애인 학교에서 교사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에 독일 심리운동 협회와 연계하여 심리운동 교육과 치료를 도입하고, 이를 다양한 학문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심리운동이란 심리를 동반한 움직임을 통한 치료와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는 ‘운동’이라는 개념보다 ‘움직임’이라는 개념을 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움직일 때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항상 심리가 동반하고, 우리는 그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곧 마음의 표현이며, 심리운동은 바로 이 움직임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이를 치유와 교육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학문입니다.
항상, 매일 도움이 되었습니다. 간호학 지식 덕분에 수업 중 발생하는 발작·의료적 상황·기구 사용 등 응급·간호적 상황을 즉시 대처할 수 있었고, 학문적 배경으로 대상자의 신체·심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리했습니다.
교수님의 부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운동 수업을 진행했을 때, 학생들이 수업 전에 거의 웃음을 잃은 상태였으나 심리운동 수업 이후 표정이 밝아지고 소통이 생기는 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계속 보고 싶었고, 후배들이 지속적으로 마음을 풀고 자신을 강화할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강의료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처음 현장에 들어갔을 때는, 사회적 편견으로 마음이 많이 아팠지만, 아이들이 표현하는 기쁨, 순수함을 보며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그 순수함은 매우 값진 것이었고, 직접 행한 심리운동으로 인해 아이들의 그런 표정과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또, 보호자의 이해를 돕는 일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성적 욕구 표현 등 자연스러운 발달적 표현을 부모가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때가 많아, 기본적인 인간 욕구 관점부터 설명해 주며 차츰 이해를 구했던 경험을 중요한 에피소드로 꼽았습니다.
가장 큰 바람은 종사자의 보수교육 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입니다. 독일처럼 근무시간 일부를 보수교육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실무자가 자기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기에 이 부분이 개선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현재는 연수 참석을 위해 새벽에 출발해 주말을 소모해야 하는 등 현실적이 부담이 큽니다. 또한, 사회 전반의 장애인식과 교육 방식이 개선되어야 합니다. 즉, 우리와 다르다고 다른 점을 ‘고쳐야 할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그 사람에게 맞춘 도움과 지원으로 정책과 교육이 바뀌게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너 자신을 먼저 돌보며, 준비된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치료와 간호를 수행하는 사람은 자기 관리와 휴식을 먼저 갖추어야 대상자를 제대로 돌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상태를 돌볼 줄 알아야 대상자의 욕구를 읽고 적절히 기회를 만들 수 있기에 구체적으로 자신만의 이완·회복 방법을 일상에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을 받았을 때, 한편으로는 개인적으로 기쁘면서도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상은 과거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동시에 앞으로 더 책임감 있게 활동하라는 격려였기에, 이 점을 의미 있게 받아들였습니다.
핵심 차이는 ‘사람을 보는 전제’입니다. 독일은 개인의 고유성과 개별성을 존중하고, 그 사람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중심으로 환경을 조성해 스스로 배우게 하는 반면, 한국은 ‘정상성’을 기준으로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바로 ‘고쳐야 한다’는 접근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결국 교육과 치료의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독일은 개인의 속도와 특성을 이해하며 기다려주는 교육, 즉 자율성과 자기 주도성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중시합니다. 반면 한국은 정해진 기준에 맞추려는 교육 방식이 강해 아이들이 지닌 장점이나 가능성을 충분히 펼칠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가능한 것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교육적·심리적 접근이 확장된다면, 훨씬 더 건강한 발달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독일에서 배울 점은, 각 개인을 존중하고 개인별로, 개별화된 지원과 아이가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의 모든 행동에 다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지켜봐 주고 조건을 만들어주는 방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반대로 한국인의 치열한 배려와 성의는 장점이라고 보지만, 과도한 개입은 문제로 작용할 수 있기에, 그 중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경숙 동문은 움직임을 통해 마음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교육을 실천해 왔다. 후배들에게 “스스로를 돌보며 준비된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앞으로도 한국 심리운동 발전을 위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