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명이 20명 돌보는 현실…환자도 간호사도 위험하다

보건복지부와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병원 간호사의 1인당 평균 환자 수는 약 13명으로, OECD 평균 8명보다 현저히 많다. 특히 급성기 병원에서는 한 명의 간호사가 20명 이상의 환자를 동시에 담당하기도 하며, 스위스(6.1명), 독일(6.6명), 프랑스(8.6명)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간호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안전 문제로 이어진다.
국내 간호사 면허 보유자는 매년 늘고 있지만, 실제 병원에서 일하는 비율은 50%도 되지 않는다.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과중한 업무, 낮은 처우, 폭력적인 근무 환경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직 간호사 10명 중 7명은 “현재 인력으로는 환자에게 안전한 간호를 제공하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또한 “충분한 인력이 있다면 간호의 질은 현저히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80%에 달했다.
이런 인력 부족의 폐해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드러나고 있다. 2022년 대구의 한 병원에서는 12명의 응급환자를 응급실 간호사 1명이 담당하면서 심정지 환자의 처치가 지연돼 끝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도 간호사가 환자 정원의 두 배를 돌보다 약물 투약 시간을 놓쳐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일이 있었다. 이러한 사례는 간호사 인력 부족이 단순히 노동 조건 문제가 아니라 환자 생명과 직접 연결된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중이지만, 의료계 반발과 예산 문제로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간호사는 단순한 보조 인력이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 주체’다.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문제는 단순히 노동 환경 개선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위한 ‘사회적 투자’다. 이제는 간호사 인력 기준을 권고가 아닌 법제화로 바꿔야 할 시점이다. 간호사와 환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정부와 국회, 그리고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정연 수습기자 ijeongyeon041@gmail.com
[참고]
https://www.medipana.com/article/view.php?news_idx=314824&utm_source=chatgpt.com
https://mobile.newsis.com/view/NISX20250619_0003220237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29420
https://naver.me/GhStGC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