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 후 기쁨의 이면
“아기를 낳고 나면 엄청 행복하겠지?” 이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출산 후의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 부모에게 출산은 우울감과 불안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출산 직후 여성의 약 10~20%는 산후우울증을 겪으며, 최근에는 남성의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주목받고 있다.
산후우울증의 원인과 시기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2주~1년 사이에 나타나는 정신적 질환이며 호르몬 변화, 수면 부족, 육아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등이 주원인이다. 산모는 출산 직후 ‘베이비 블루(Baby blues)’라 불리는 출산 후 우울감을 겪을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대부분 12주 안에 사라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거나 심해질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산후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아빠’도 산후우울증 위험
산후우울증은 여성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보통 아이가 태어난 후 36개월 사이에 아빠들도 ‘불안, 무기력,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으며, 남성의 산후우울증 유병률은 약 10%에 이른다. 특히 아내가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 남편의 우울증 발병 위험은 최대 23배 높아진다.
호주 디킨대학교 허친슨 교수팀은 아빠의 산후우울증이 단지 개인의 감정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아빠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경우 자녀와의 애착 형성이 어려워지고, 이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산후우울증, 예방과 관리의 필요
산후우울증은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정기적인 심리 검사와 상담 프로그램, 산모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신 건강 교육 등이 필요하다. 현재 일부 지자체와 병원에서는 ‘산후우울증 예방 프로그램’이나 ‘산모 힐링 클래스’, ‘산후우울증 전수 검사와 치료비 지원 정책’ 등을 운영하며 산후우울증 예방과 관리에 힘쓰고 있다.
출산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지만, 산모에게는 큰 신체적, 정서적 변화가 동반된다. 산후우울증은 단지 개인의 나약함이 아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정신적 질환이다. 기쁨 뒤에 숨겨진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일 때, 부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출발을 할 수 있다.
이정연 수습기자 ijeongyeon041@gmail.com
[참고]
http://www.medical-tribu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763
https://naver.me/5asNAtLU
https://naver.me/GEi2oVL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