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해외 의료봉사 참여
이번 204호에는 서울여자간호대학교 학생들이 현대병원이 주최한 카자흐스탄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해 간호인으로서 크게 성장한 이야기를 담았다. 봉사에는 최주희, 김예지, 신비, 배윤경 학우가 함께했다. 이들은 낯선 언어와 문화의 벽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현지어를 배우며 환자와 소통했고, 따뜻한 미소와 진심 어린 태도로 신뢰를 쌓아갔다. 특히 협업으로 얻은 배움은 컸다. 환자 한 명을 돌보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와 부서가 긴밀히 연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몸소 느끼며, 서로 배려하고 팀워크를 다지는 간호인의 자세를 깊이 체득했다. 이들은 이번 해외 봉사를 통해 간호 지식과 기술은 물론, 국제적 감각과 인류애적 소양을 함께 키울 수 있었음을 전했다.

다음은 최주희, 김예지, 신비, 배윤경 학우의 인터뷰 내용이다.
저는 간호학과 학생으로서 졸업 전에 꼭 해외봉사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적용하면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경험은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값진 배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간호학이라는 전공은 누군가의 건강과 삶을 지키는 일과 직결되다 보니, 더 넓은 세상에서 제 전공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직접 만나고 제가 가진 작은 역량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간호사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국제적인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다른 문화 속에서 환자분들을 돌보는 경험이 제 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참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봉사 활동 초반에는 사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 장벽이었는데, 환자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다 보니 마음은 앞서는데 표현이 잘되지 않아 답답할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한 미소와 손짓, 몸짓으로만 의사소통하다 보니 제대로 도움이 되고 있는지 걱정도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간단한 카자흐어 단어들을 하나씩 배우게 되었고, 아주 짧은 문장이지만 직접 말해보면서 환자분들을 안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서툴게나마 현지어로 인사를 건네거나 도움을 드리면, 특히 어르신 환자분들이 따뜻하게 웃으시면서 “고맙다”라는 말을 해주셨던 순간이 정말 깊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느꼈던 미소와 눈빛은 언어는 달라도 마음은 통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 해외 의료봉사에 참여하기 전, 현지 문화와 생활을 조사하고 기본적인 인사말과 간단한 표현을 익혀갔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니 환자분들이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실 때가 많아,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손짓이나 표정으로만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곁에 있던 현지 통역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의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주 반복되는 질문들을 눈여겨보고, 통역 친구들에게 해당 표현을 배우며 틈틈이 연습했습니다. 덕분에 시간이 지나면서 짧은 대화 정도는 스스로 답할 수 있게 되었고, 환자분들과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카자흐스탄 봉사활동에서는 매일 다른 부서에 배치되어 수술실 보조, 외과 외래 지원, PACS 시스템 관리, 접수 업무와 활력징후 측정 등 다양한 활동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습에서는 주로 관찰 위주의 시간이 많았다면, 이번 봉사에서는 제가 주체적으로 참여할수록 배움의 깊이가 더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간호 지식과 기술이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실제 행동과 책임 속에서 체득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환자가 아닌 카자흐스탄 현지인을 대상으로 간호를 제공하면서, 언어적·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이 경험은 앞으로 임상 현장에서 외국인 환자나 다양한 배경을 가진 환자를 만날 때, 더 따뜻하고 전문적인 간호를 실천하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어가 달라 직접적인 대화가 쉽지 않았던 만큼 바디랭귀지를 많이 사용했고 간단한 카자흐어 표현을 익혀 기본적인 인사나 질문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질문은 할 수 있어도 환자분들의 대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때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기’뿐만 아니라 ‘듣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눈빛, 표정, 손짓 같은 비언어적 표현을 통해 마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 어린 태도가 결국 가장 큰 소통의 다리가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함께한 학우들과 현지 학생 통역 봉사자들과 협업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통역은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의미와 뉘앙스까지 전달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매일 역할을 바꿔가며 서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새로 배운 정보를 공유하면서 진료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노력했습니다. 환자 한 명을 위해서 접수, 문진, 진료, 약국까지 여러 단계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실도 직접 체감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협업을 통해 해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화합의 중요성과 타 부서와의 협력 방법을 배웠고, 각 단계에서 서로를 배려할 때 업무가 더욱 원활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모든 협업의 핵심은 ‘서로에 대한 배려’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낯선 환경에서 환자들을 직접 만나고 돌보는 일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큰 성장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봉사는 익숙한 한국이 아닌 타지에서, 또 병원 현장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습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 생긴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었고, 간호의 보편적 가치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선배와 함께 협력하며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던 점도 소중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후배들도 이런 소중한 경험을 꼭 해보길 바랍니다. 봉사를 망설이지 말고 용기 있게 참여한다면, 자신만의 성장과 더불어 동행의 기쁨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김난효 수습기자 sksmsgydi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