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콘텐츠가 지배하는 시대 속 느린 콘텐츠
틱톡·쇼츠·릴스와 같이 짧고 빠른 콘텐츠가 지배하는 지금 시대, 정보는 계속해서 넘쳐나고 머리는 쉴 틈이 없다. 따라서 요즘 Z세대 사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인 ‘슬로우 콘텐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슬로우 콘텐츠란 무엇인가?
슬로우 콘텐츠는 기존의 빠른 소비문화에 반대하며 등장한 새로운 트렌드이다. 속도보다는 질을 추구하고, 양보다는 깊이를 추구한다. 이를 통해 콘텐츠를 깊이 있게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즐기려는 흐름이다. 대표적으로 슬로우 뉴스와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미디어와 같은 예시들을 들 수 있다.
위와 같은 슬로우 콘텐츠는 빠르게 넘기고, 짧게 소비하는 콘텐츠 속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기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려한 편집이나 큰 자극 없이도 천천히 진행되고 조용히 스며드는 콘텐츠로, 2025년에 감성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슬로우 콘텐츠는 ‘시간을 들이는 소비, 질적인 측면의 우선적 고려, 지속적인 관심과 깊이 있는 탐구’를 특징으로 한다. 빠르게 요약하고 넘어가는 것보다 천천히 소화하는 감상, 양보다 내용의 질과 깊이를 중시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또한, 한 번 보고 나면 끝이 아닌 오래도록 곱씹을 수 있는 콘텐츠, 맥락·감정·흐름을 놓치지 않는 감상 태도도 필요하다. 한 마디로 정보 과잉의 시대에서 나만의 개성을 찾고 천천히 즐기며 깊게 빠져드는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슬로우 콘텐츠다.
Z세대의 슬로우 콘텐츠 트렌드
유튜브나 틱톡 같은 미디어 매체에서도 ‘#slowvlog’, ‘#silentvideo’와 같은 키워드가 급성장하며 슬로우 콘텐츠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상보다 오디오 중심의 콘텐츠 소비 시간이 증가하며, 일상 속 루틴, 자연, 동물 등 정적인 테마의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디지털 디톡스와 감성 콘텐츠로 힐링을 추구하는 흐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숏폼 시청과 같이 짧고 빠른 콘텐츠로 많은 시간을 소비 후 느끼는 공허감은 Z세대 젊은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이에 따라 기록형 콘텐츠의 앱 사용이 증가하며 하루의 일기를 쓰기도 하고, 다양한 기록을 남기며 슬로우 콘텐츠 기반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유튜브를 0.5배속으로 시청하거나, 잠잠했던 브이로그 유행에 불씨를 지펴 조회수가 상승하기도 하며, 다시 유행하기 시작한 네이버 블로그도 슬로우 콘텐츠 트렌드의 새로운 발돋움이다. 이제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선을 사로잡는 게 아닌, 천천히 머무는 콘텐츠의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다.

슬로우 콘텐츠로 발견하는 ‘새로운 나’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정보보다, 천천히 쌓이는 감정이 좋다.’ Z세대는 더 이상 속도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슬로우 콘텐츠를 통해 나의 개성과 감정을 천천히 쌓아 올리는 ‘나의 시간’을 발견해 내고 있다. 슬로우 콘텐츠에서 엿볼 수 있는 슬로우 라이프스타일과 Z세대의 가치관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슬로우 콘텐츠는 단순히 느린 콘텐츠가 아니다. Z세대가 선택한 새로운 흐름이자 자기 자신의 개성과 감정을 발견할 수 있는 시작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정보를 좇기보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고 내 속도로 천천히 살아가는 ‘느림’의 미학을 통해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조나은 기자 whskdms05@naver.com
[참고]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001/0014968742
https://n.news.naver.com/article/661/0000052902?sid=103
https://m.entertain.naver.com/article/117/0003927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