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호]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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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

김숙영 총장이 취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권소정 수습기자)

안녕하십니까?

서울여자간호대학교의 제6대 총장에 선임된 김숙영입니다.

오늘 바쁘신 가운데에서도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신준호 이사장님과 이사님, 김종수 전 총장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또한 우리 대학에서 명예롭게 정년을 맞으셨던 퇴직 교수님들을 비롯한 동문회장님, 동료 교수님과 직원 선생님, 학생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대학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대학의 역사를 볼 때 백 년을 향해 가는 이 중요한 시점에 본 대학 총장직을 수행하게 되어서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 대학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학교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여러분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우리 대학은 70년 전 6.25전쟁의 폐허를 겪으며 탄생한 간호단과대학입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교육환경의 변화에도 작은 단과대학으로서 꿋꿋이 70년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유능한 간호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교직원들의 그 진심, 그 올곧은 마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대학의 이러한 기본 정신을 잘 이어가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한국 간호교육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미래 간호교육의 방향을 선도하는 최고의 간호교육 기관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 저는 총장으로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대학을 이끌겠습니다.

첫째, 미래가 요구하는 간호교육의 참 모델을 제시하고 대학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은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상일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지식은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고 너무나도 손쉽게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인간의 기대수명은 100세를 향해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20대 초반 대학 시절에 배운 4년간의 지식만을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평생학습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과연 대학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화한다고 해도 대학의 기본 사명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교육은 현재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며 새로운 미래에 대한 디딤돌의 역할을 하여야 합니다.

저는 이런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교육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을 문맹자라고 했다면, 미래 사회의 문맹자는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을 높이며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평생 학습자로서의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작은 미니대학입니다. 미니대학이어서 불리한 점도 있습니다. 인프라가 열악한 것도 사실이고 전공이 하나다 보니 사회의 다양성에 대한 정보공유의 장이 부족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의 큰 장점 하나는 모든 구성원이 간호학을 위해서만 존재하기 때문에 간호교육에 있어서 여러 가지 실험과 혁신을 할 수 있는 상당한 전문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다양한 교육혁신을 통해 우리 대학을 직업교육의 산실로서 간호교육의 참 모델을 정립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서간인 여러분!!

우리에겐 또 하나의 큰 기회요인이 있습니다. 우리의 전공인 ‘돌봄’, 돌봄의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돌봄 경제’라는 말이 새롭게 등장하며 돌봄의 개념은 극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단순히 복지 차원에서의 돌봄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로 ‘돌봄 경제’라는 말이 많이 회자될 것입니다.

이제 어리거나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만 돌봄의 대상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일은 물론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정서나 마음을 어루만지며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모든 행위가 돌봄의 카테고리에 속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아닌 경험 교육을 강조하고 스스로 설계해 보는 교육혁신을 통해 다가오는 기회요인을 붙잡을 수 있는 창의형 간호 인재를 양성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서울여자간호대학교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확대된 돌봄 패러다임에 맞는 유연한 간호대학의 모습을 그려가겠습니다.

둘째, 2025년부터 시작되는 RISE 체제를 준비하기 위해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겠습니다. 대학과 지자체, 지역산업체의 연계를 통해 대학이 지역혁신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는 단지 재정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우리 대학의 설립 이념을 구현하는 그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이 지역주민의 건강을 지키며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의 주체자로서 구심점의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셋째,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구성원 모두가 잠재적 능력과 열정을 겸비한 분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생산적이고 건강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구성원의 잠재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총장이 앞장서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겸허한 자세로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공정한 행정을 실현하고 깨어있는 총장이 되겠습니다.

저는 한 가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 구성원 모두가 우리 학교를 떠날 때 나를 지지해주고 힘이 되어 주었던 내 동료들을 생각하며 ‘내가 이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내 삶이 윤택했다’라고 회상하면서 미소 지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런 조직이 된다면 조직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크고 작은 갈등보다 현명하고 유연하게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자신부터 이런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가족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마음 깊이 감사드리며, 우리 대학이 미래를 향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격려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3월 26일

서울여자간호대학교 총장 김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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