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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호]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외과 간호사 윤나현 동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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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0호에는 자랑스러운 서울여자간호대학교 동문을 소개하는 ‘서간 人’ 코너를 연재했다. 윤나현 동문(19년 졸업)은 고려대안암병원 신경외과 병동에서 재직하고 있으며, 엔클렉스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대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대학원 진학 시에 등록금을 지원해 준다는 점입니다. 사학연금이나 기타 등등의 다른 조건들은 타 대학병원들과 비슷하고요. 그리고 복지 조건 중 가족 할인제도가 있어서 가족 진료 시에도 진료비의 일정 부분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 신관이 지어져서, 신병동으로 가게 된다면 좀 더 깔끔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원하는 부서로 가고 싶지만, 반영이 잘 안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입사할 당시엔 원하는 부서가 신경외과 부서는 아니었습니다만, 종양내과에서 반년 정도 트레이닝을 받다가 부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신규 때는 제가 내과에 적합한 사람인지 외과에 맞는 사람인지 구분이 잘 안 갔습니다. 근데 신경외과 병동에서 일하면서, 외과가 맞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입사와 일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부서 이동을 하기엔 여건이 쉽지 않을 텐데요.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부서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병원도 있을 테니 가능하면 학생 실습 때 꼭 내가 어떤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는지, 어떤 캐릭터인지 잘 성찰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학생 실습 때 케이스와 발표 그리고 과제에 치이느라 이런 생각을 잘 못해서, 처음 부서발령을 내과로 받았을 때 적응하느라 힘들었었거든요.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고대병원에서 일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간호사로 일하면서 내가 어떻게 해도 환자들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말기 암 환자들의 가족들이나 보호자들을 응대할 때 그들의 아픔을 해결해 주지 못해서 무력감을 느꼈던 적이 있었는데 매번 겪는 일이지만 이때가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외과는 수술하는 과다 보니 수술 전과 후로 환자 사정을 잘해야 합니다. 신경외과는 특이하게 뇌와 척추환자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요. 뇌 환자들의 경우 GCS (의식장애의 수준을 눈뜨기, 언어, 운동의 3가지 기능마다 4~6단계로 기재하는 방법) 점수 같이 환자들의 의식 사정이 제일 큰 우선순위입니다. 척추 환자들의 경우 크게 목뼈/ 흉요추부 로 나눌 수 있는데요. 목뼈의 경우에는 양팔의 근력사정 손의 악력, 감각까지 봐야 하고 흉요추부 아래로 내려갈수록 엉치, 다리의 감각을 사정해야 합니다.

5년 동안 좋은 일부터 나쁜 일까지 정말 별의별 경우가 다 있었는데요. craniectomy op(두개골성형) 후 재활병원으로 전원 갔던 환자가 다시 cranioplasty op를 위해 입원을 했는데 멘탈이 돌아와서 휠체어로 입원했을 때의 충격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가끔 환자들을 보면 삶이 무엇인지 내가 하는 이 행위가 정녕 이 환자를 위한 건지 의문이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의료진과 보호자가 환자를 포기하지 않는 건 바로 이런 사례가 있기에 그러겠구나! 하며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부 때 하와이 연수를 갔었는데요. 그때 가서 해외 경험을 한 게 무의식 속에 남아서 해외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입사 3년 차가 되니 일도 적응이 되었고, 발전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더라고요. 사실 NCLEX 시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어서 시험 등록을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터넷 카페를 돌며 알아보던 와중에 세 아이를 가진 어머니도 시험을 보고 취업 이민을 준비한다는 글을 읽다가 “나도 준비해 보자.”하고 결심했습니다. 해외 취업보다는 자기 개발 목적으로 취득하게 되었지만, 막상 취득하니 미국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되었어요.

서류 준비는 2022년 초부터 시작했습니다. 2023년 7월에 시험에 합격했으니 약 1년 반 정도 소요됐네요. 시험을 두 차례 봤습니다. 서류 준비하고 ATT 발급받고 2022년 말에 한국에 시험장이 있을 때 도전했는데, U-world로 문제만 풀다가 시험을 봐서 그런지 바로 탈락했고요. 4월부터 이X엔클렉스 인터넷강의로 3개월간 준비해서 일본에서 시험을 봐서 통과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일하게 될 거라고 입사할 때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저 “수틀리면 퇴사하자.“를 되새기며 입사했는데, 막상 입사하니 프리셉터 선생님(총 세분이나 되심)들이 전부 너무 잘해주셨고, 신경외과 병동에선 동기들이 많아서 큰 의지가 됐어요. 돈 버는 재미+혼자 사는 재미+일 하는 재미로 달리다 보니 금세 시간이 갔습니다.

유명한 인터넷 강의를 들었는데, 과연 유명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사실 마음만 먹으면 다들 쉽게 합격하실 수 있을 거예요. 문제가 영어인 게 당황스럽겠지만 사실 병원에서 쓰는 의학용어여서 어차피 써야 하는 영어거든요. 처음엔 시험 응시료가 적지 않으니 긴장되고 불안하고 떨렸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선 두 번 세 번씩 보는 시험이란 말을 어디서 들어서요, 그 이후로 “떨어지면 한 번 더 보면 되지.” 하고 편하게 생각하려고 했습니다.

첫 시험은 떨어졌었는데 유-월X라는 문제은행 사이트에서 개념이랑 같이 영어로 독학을 했었습니다. 두 번째 시험은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신유형까지 준비했는데,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simple nursing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많이 도움 되었습니다. NCLEX-RN 문제 출제위원 출신 강사가 제작해서 그런지, 문제 의도를 알 수 있더라고요. 약리학 공부는 꼭 추천해 드립니다.

CPT시험이라 문제수가 정해지지 않아서 75문제 넘어가자마자 정신력이 흔들렸는데요. 저는 150문제까지 다 채워서 풀었습니다. 뇌수가 마르는 기분이었는데, 중요한 건 역시 멘탈 관리/감정관리입니다. 준비할 때는 이번에도 떨어지면 시험 재 응시료가 기회비용까지 전부 1박 2일 숙박비, 비행기값, ATT 재발급 비용, 시험등록비, 학원인강료로 100만 원 이상 지출되거든요. 이 생각을 하면서 공부하다가 시험 볼 때는 “이 시험은 나를 합격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시험이다.” “문제를 계속 주는 건 날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기회를 주는 거다.” 하며 최면을 걸며 응시했습니다.

처음 준비할 때는 시험에 관해 정보를 얻을 곳이 없고, 3교대 근무를 병행하며 공부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임상에서 필요한 지식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한국 간호사 국가고시와는 다른 방식의 교육과정과 지식이어서 좀 더 다방면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학생 시절에 병태생리나 성인 간호학을 공부할 때 영어로 공부했으면 훨씬 좋았을 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한국에선 약리학 과목이 국가고시 시험과목엔 없지만, 임상에서나 NCLEX-RN시험엔 필수이기 때문에 꼭 성분명으로 공부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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