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성차의학 연구소 개소···
성차의학 연구에 가속도 붙나
미래의 정밀 의료로 나아가기 위한 본질적 연구
4월 5일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국내 첫 성차의학 연구소 개소식이 열렸다. 성차의학은 남녀 사이의 차이를 생물학적, 사회학적 성별 등 다양한 관점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성별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의료가 발전하며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맞춤 의료에 시선이 모이는 시점에서, 성차의학은 그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학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대부분 연구 표준 기준은 키 170cm, 몸무게 65kg인 성인 남성이다. 이 기준에 맞춰 진행된 연구의 결과는 여성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실제로 사망까지 이르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 같은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성차의학 연구는 필수적이다.
해외에선 이미 2010년대부터 성차의학 연구소 설립은 물론 연구비 지원서에 성, 젠더 요소를 고려하고 있는지 명시하도록 하고 연구 과정에서 성을 생물학적 요인으로 반드시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성차의학은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으면서 2021년 국회 본회의에서 ‘성별 특성을 반영한 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성별 특성을 고려하고 과학기술 통계와 지표 조사, 분석에도 성별 특성이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같은 해에 성차의학 연구소의 소장을 맡은 김나영 교수가 ‘소화기 질환에서의 성차의학’을 출판한 것을 시작으로, 2022년 국내 의학자가 모여 의학 전 분야의 성차의학을 다룬 도서인 ‘임상 영역에서의 성차의학’을 출판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주목받게 된 성차의학을 깊게 연구하기 위해 연구소 개소가 추진됐다.
성차의학 연구소는 성차가 나타나는 주요 질환들을 연구하고 위험 요소와 기전을 분석하여 의학계의 편향성을 바로잡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환자들의 건강증진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결과를 창출하여 정밀 의료 실현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또한 ‘성차의학은 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학문’과 같은 편견과 오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고 남녀 모두를 위한 연구라는 것을 교육, 홍보하는 데도 힘을 쓸 예정이다.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한 시점인 만큼 김나영 교수도 “국내에서 성차의학 관점의 의학적 연구가 더딘 이유는 임상 전문가 영역으로의 확산이 아직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으로, 과제 연구비 배정 등의 정책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다은 기자
kdaeun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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