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호]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유기견에서 행복한 반려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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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유기견에서 행복한 반려견으로

평범한 강아지일 뿐인 유기견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펫샵 소비를 지양하고 유기견 입양을 지향하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캠페인이 10년 이상 진행됐으나 여전히 유기견에 대한 선입견이 지배적이다. 유기견에 문제가 있어 버려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 개를 키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르다가 무책임하게 버린 사람의 잘못이다.

유기견은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받아 키우기 어렵다는 편견으로 펫샵을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대해 견생연구소 AEO의 김충수 대표 반려견 훈련사는 “펫샵에서 구매한 강아지는 쉽게 키울 수 있냐”고 되물으며 “유기견을 입양했다고 해서, 또는 펫샵에서 구매했다고 해서 보호자의 노력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유기견의 가슴 아픈 사연에 입양을 결정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 또한 문제가 있다. 사연이 입양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입양이 아무나 못 할 만한 엄청난 희생이 동반되는 일로 전락하여 입양률을 더 감소시킨다. 유기견을 평범한 강아지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유기견 현황과 문제점

8만 393마리, 2022년 한 해 동안 구조된 유기견 수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 중 20.1%인 1만 7,766마리가 안락사됐다. 사람에게 버려진 유기견 중 일부는 야생화되어 들개가 되고 여러 마리가 무리 지어 다니며 가축과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 들개 무리에게 쫓기거나 다리를 심하게 물리는 등 들개가 사람을 공격한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된다.

지난 2022년 8월 제주에서 몸통에 화살이 박힌 유기견이 발견된 것에 이어, 집에서 유기견 8마리를 2년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드러나 큰 충격을 줬다. 이처럼 유기견은 학대의 위험에도 노출되어 심각한 상황이다.

입양 문화 개선 필요

사진 출처: 노컷뉴스

8만여 마리의 유기견이 구조된 2022년, 같은 기간 내에 6,568마리의 개가 국내로 수입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수진 의원은 “수입 동물 현황을 통해 ‘사지 말고 입양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못한 현실이 드러났다”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반려견 유실 및 유기 방지를 목적으로 반려견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여 등록하는 ‘동물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 결과 여전히 반려견을 양육하고 있는 응답자 중 23%가 등록 방법 및 절차가 복잡하다는 등의 이유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였다. 입양 단계에서부터 관련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이유이다.

너무 쉽고 간단한 입양 절차 역시 법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반려견을 입양하는 데에 사전 질문지 답변 및 필요한 서류 서명 등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이인학 대전보건대 펫토탈케어과 교수는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양육자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인식 교육 등을 필수적으로 실시한 뒤 동물을 입양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는 ‘노원 댕댕하우스’를 통해 유기견에게 새로운 주인을 연결해 주고 있다. 경기 수원시는 유기견 입양행사를 열고, 강원 속초시에서는 입양 부스를 운영한다. 이 같은 각 지자체의 노력뿐 아니라 티몬, KT, DB손해보험 등 기업들도 캠페인 및 사업을 통해 유기 동물 입양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1. 유기견 입양 사이트

국가 동물보호 정보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지역별로 보호 중인 동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국 보호소의 유기 동물과 사람을 이어주는 ‘포인핸드’ 앱을 통해서도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다.

2. 동물보호시민단체

동물사랑실천협회(CARE), 동물자유연대, 동물학대방지연합, 한국 반려동물 사랑 연합 등 동물보호단체를 통해서 입양하는 방법이 있다.

3. 지자체 운영 입양센터

서울의 리본센터, 경기도 도우미 나눔센터 등 반려견 입양 프로그램으로 기본적인 훈련과 건강 검사를 끝낸 뒤 분양하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입양 외에도 우리가 유기견을 돕고 돌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동물 보호소에서 자원봉사하면서 청소, 산책, 놀아주기 등의 일을 할 수 있다. 또한 유기견 의료봉사, 일시적인 보호처 제공 등을 통해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돕는 방안도 있다.

유기견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옳지 않은 반려견 입양 절차의 문제점을 지알고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한다. 동시에 책임 있는 반려견 양육에 대한 캠페인에 참여하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지역 커뮤니티에서 동물 보호 활동에 참여하거나, 해외 입양을 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나눔의 손길을 전할 수 있다.

백송이 수습기자 zzxgee@naver.com
이가영 수습기자 rkdudm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