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노동환경 개혁, 저출생 해결을 위한 지름길
여전히 존재하는 노동시장에서의 남녀불평등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피하고자 ‘딩크족’ 선택
2024년 한국의 출산율은 0.6명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출생으로 총인구가 감소해 고령화 사회가 되면 노년부양비는 계속 증가하고 이에 따라 경제성장은 정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출생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노동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20대~30대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저출생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20대부터 30대까지의 여성을 출산과 가장 연관이 있는 연령대로 보고 장기적인 출산 장려 정책 개혁에 시사점을 뒀다.
보고서에서 강조한 저출생의 원인은 노동시장에서의 남녀불평등이다. 표면적으로는 노동시장에서의 남녀 차별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남성과 여성 간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30대에 들어서면 남녀고용률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진다. 20대의 격차는 2~3%에 불과하지만, 30대에 들어서면 30%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30대 남성은 안정적인 정규직, 이른바 완전고용 상태에 이른다. 반면, 여성의 고용률은 25~29세 사이가 가장 높았다가 30대가 되면 하락하고 다시 40대 이후에 상승하는 패턴을 보인다. 이는 출산에 의한 여성의 경력 단절을 의미한다. 출산으로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시도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변화는 미미하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로 여성들은 자연스레 출산을 기피하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을 선택한다.
안정적인 출산을 위한 노동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직장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양립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유럽 국가 중 가장 높은 출산율을 기록한 프랑스는 자녀가 있는 여성이 일을 중단하더라도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고용의 선택권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을 중단해도 양육 수당을 지급하는 등 여성이 사회적 제약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가 형성돼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도 여성이 일자리 걱정 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적절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때이다.
최유진 수습기자 yjchoi051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