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호] 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계의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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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한국 영화계의 최대 위기

영화 산업은 코로나19 회복 이후 여행, 놀이동산 등과 함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 중 ‘범죄도시 3’을 제외하고 200만 관객을 넘거나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7월 중순까지 단 한 편도 없다. 2023년 3월의 한국 영화 매출액 점유율은 26.8%로 2004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도 영화 흥행 순위 55위로 선정된 ‘강철비’가 4백만 관객을 동원한 것과 비교했을 때, 이는 한국 영화계에 위기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아주경제

한국 영화 위기의 복합적인 원인은?

한국 영화가 이러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영화표 가격 인상이다. 과거 한국 영화 산업은 이익을 높이기 위해 영화표의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영화표 가격 인상은 매출 상승을 위한 불패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영화표 가격 인상은 곧바로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관객 수가 2.1억 명으로 정체됐을 때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하나의 탈출구였다.

코로나19 회복 이후 관객 수와 소비 수준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한국 영화계는 대중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화 티켓 가격을 15,000원으로 동결시켰다. 하지만 영화계의 예상과는 다르게 한국 영화 결산,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시기에 관객 수가 5,000만 명 수준까지 떨어진 이후로, 현재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시기의 50% 수준까지 밖에 회복하지 못했다. 과거와 달리 표 가격을 올린 것이 한국 영화계의 독이 된 것이다.

두 번째로는 OTT 플랫폼 등 소비 형태의 변화가 영화관에 악영향을 미쳤다. 영화관에 비해 OTT 플랫폼은 제공하는 콘텐츠 수가 압도적으로 많으며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현시대에 맞춰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게다가 월 결제에 동시접속까지 허용하는 OTT 플랫폼이 인상된 영화 관람료와 대조되어 대중들은 영화관으로의 발길을 끊고 있다.

영화관이 아닌 OTT 플랫폼 개봉을 선택하는 영화계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OTT 플랫폼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성행하고 있다. OTT 플랫폼은 기존에 상영한 영화를 다시 시청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높은 퀄리티의 자체 제작 콘텐츠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에 많은 영화 제작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영화관 대신 OTT 플랫폼으로 개봉하는 것을 택하고 있다. 극장 개봉 시 발생하는 광고, 저작권, 배급 등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OTT 플랫폼 개봉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더구나 OTT 플랫폼은 시청자의 시청 습관을 분석하여 맞춤화된 영화를 추천하기 때문에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인 영화관으로의 변화… 영화관 방문 빈도수 감소

코로나로 인한 매출 적자로 위기를 느낀 영화계는 인력 비용을 줄이고자 24시간 운영 가능한 무인 영화관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일부 관객들에게 익숙함과 접근성 사이의 간극을 넓히는 문제를 유발한다. 기존 직원의 업무를 키오스크와 로봇이 수행하면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인 영화관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이는 곧 영화관에 대한 접근성을 저하시킨다.

관객 감소에 따른 영화관측 대응책은?

사진 출처 : 조선일보

첫째,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통해 관객을 유치하고 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인 문화의 날 또는 앱을 통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관객들이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둘째, 4DX(특수 환경 장비를 극장에 도입한 영화관), 스크린X(벽면까지 사용한 3면 스크린) 등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특별상영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별상영관은 더 생생하고 몰입감 있는 환경을 제공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침체된 영화 산업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뒤집을 만한 혁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지금이 영화계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차별적인 전략을 구사할 때다.

영화관과 OTT 플랫폼의 상생을 위한 노력

영화 산업은 OTT 플랫폼과의 상생을 위해 디즈니의 개봉 전략처럼 영화관에서 개봉을 한 후 OTT 플랫폼에 작품을 공개하거나 영화 ‘해피뉴이어’처럼 영화관과 OTT 플랫폼에 동시 개봉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사람들은 영화관을 찾는 대신 집에서 OTT 플랫폼을 즐기는 것에 익숙해진 상태일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민성욱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은 “영화는 OTT 플랫폼 이전에도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왔지만 슬기롭게 극복하였기에 OTT 플랫폼의 도전 또한 영화관만이 가진 집단 관람이 주는 매력으로 이를 이겨낼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진 수습기자
yjchoi0511@naver.com

이가영 수습기자
rkdudm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