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96호에서는 자랑스러운 서울여자간호대학교 동문을 소개하는 ‘서간人’ 코너를 기획 연재했다. 송보경 동문(20년 졸업)은 중앙응급의료센터 중앙응급의료상황팀에 재직 중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응급체계의 중앙 사령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장과 병원 응급의료의 질 향상 및 상호 연계 강화와 국민들이 응급의료 서비스를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21세기 선진 응급의료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응급실에 시설, 인력, 장비 등을 충원하여 응급의료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현재 중앙응급의료센터는 11팀, 2실, 17개 센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가 근무하고 있는 중앙응급의료상황팀의 업무는 크게 ‘재난’ 업무와 ‘전원’ 업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난 업무는 국내에서 발생한 재난 및 다수 사상자 사고를 대상으로 응급의료 관련 업무의 조정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합니다. 평상시에는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실시간 병상 정보 및 중증 응급 질환 수용 가능 정보를 수집하고 모니터링하며 모바일 상황실을 운영합니다. 재난 발생 시 초기 의료 대응 수준을 결정하고 재난 상황 접수 · 전파 및 응급의료 자원정보 제공, 의료 대응 요청을 수행하며 사상자 현황을 파악하는 역할까지 하고 있습니다.
전원 업무는 중증 응급환자의 응급처치 및 치료가 불가능하여 병원 간 전원이 필요한 경우에 개입하여 전원을 지원하는 업무 입니다. 중증 응급환자 병원 간 전원 시 수용 가능한 기관을 선정하고, 필요시 항공 이송 지원 업무도 수행합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입사 후, 다양한 응급 환자를 마주하며 응급의료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우게 됐습니다. 응급 의료분야에 임상간호사가 아닌 다른 역할로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중앙응급의료상황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아보니 재난 대응체계 강화 및 중증 응급환자의 안전 강화를 바탕으로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응급실 임상간호사로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재난 대응 및 전원 업무를 수행하고자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이직했습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지원 시 임상 경력은 필수입니다. 해마다 그리고 팀별 채용공고마다 조금 상이할 수는 있으나, 제가 지원했을 시기에는 지원 조건으로 ‘종합병원 이상 응급실 경력 1년 이상’을 필수로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임상 경력, 특히 응급실 경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학병원처럼 매년 정해진 시기에 채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관심 있다면 채용공고가 올라오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자질이 필요하지만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중앙응급의료상황팀은 중앙센터 내에서도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다른 팀과 소통할 일이 많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재난 발생 시 소방과의 소통을 통해 사고 현장을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전원 시 병원과 병원 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부분에서도 의사소통이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우선 장점은 응급 의료체계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업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습니다. 논문 참여의 기회도 많아 응급의료 중에서도 관심 있는 파트가 있다면 관련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전원 업무 시 제가 선정한 병원으로 전원이 결정되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는 모습을 보면 보람도 느낄 수 있어 이 또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임상간호사로서 병원에서 근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를 직접 케어 할 수 없다는 점과 소위 말하는 ‘임상’을 벗어났지만, 현재 일하는 부서가 중앙센터에서 유일한 3교대 근무 부서이기 때문에 여전히 3교대 근무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병동 간호사는 담당 구역의 환자들을 듀티 별로 루틴화 되어 있는 간호 업무를 주로 수행합니다. 응급실 간호사는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중 특히 신속한 대처가 필요한 심정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의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업무를 주로 수행합니다. 또한, 응급실에서는 다양한 환자들을 증상과 진단명에 따라 중증도를 분류해 적절한 구역으로 배치하는 트리아지 업무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업무는 응급실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또한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원 업무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중증 응급환자 케이스를 보지만 그 중 통영에 있는 병원에서 4시간 이상 거리에 있는 강남의 대학병원으로 전원 갔던 대동맥 박리 환자가 기억납니다. 통영 근거리에 있는 대학병원부터 15개 이상의 병원에 전원 문의를 했으나 모두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고, 결국 강남에 있는 대학병원 흉부외과에서 이 환자를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아 전원을 진행했습니다. 병원 섭외까지 시간이 꽤 지났고, 이동시간이 길어 걱정했으나 다행히 도착하여 바로 수술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습니다. 나이트 근무 내내 이 환자의 병원 섭외가 되지 않아 응급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몇 시간 동안 긴장했기에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전원 업무 시 치료가 어려운 케이스가 접수되면, 오랜 시간을 들여 여러 병원에 전원 문의를 하고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을 어렵게 찾곤 합니다. 그러면 전원요청병원 의료진분들이 정말 고마워하시는데, 제가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러한 환자가 전원을 가서 적절히 치료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현주 기자 okiazy75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