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1호에는 자랑스러운 서울여자간호대학교 동문을 소개하는 ‘서간 人’ 코너를 연재했다. 이선희 동문(20년 졸업)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내과계 중환자실(MICU)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다가 현재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재직 중이다.
MICU는 내과계 중환자실로, 호흡기, 신장, 소화기 등 내과 질환의 중증 환자가 주로 입원합니다. 다양한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타 중환자실보다 다양한 약물을 접할 수 있고, 심장질환 외에도 폭넓은 내과적 상태를 관리하므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요구됩니다. 장기 부전이나 급성 상태에서의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CCU는 심장내과 중환자실로, 심장 질환과 관련된 급성 상태나 중증 심장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입원합니다. 심장질환에 특화되어 있으며, 주로 심장과 관련된 질환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심장 질환의 집중적인 치료와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심전도 모니터링을 통해 심장 리듬과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심장 질환의 악화나 합병증을 빠르게 관리합니다.
심근경색, 부정맥, TAVI(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 LVAD(좌심실 보조장치), 심장이식 등 심장과 관련된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시술 전후 간호를 수행합니다. EKG(심전도) , TTE(심장 초음파) 등의 검사도 자주 접할 수 있으며, CPCR(심폐소생술)을 자주 경험하는 부서이기에 타 ICU보다 더욱더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한 부서이며, 비교적 간단한 시술 후 입원하는 경우에는 의식이 명료한 환자가 입원하기도 합니다.
심부전으로 인해 심장이식을 기다리며 1년 넘게 병동에서 생활하던 한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심장이식을 받으셨고, 수술 후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어 퇴원을 하는 날, 직접 CCU에 들러 건강히 퇴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퇴원하시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고대안암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모두 상급종합병원이기 때문에 전국에 있는 중증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어 중증도가 많이 높은 편입니다. 의료 장비와 업무 방식에서도 큰 차이는 없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는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고대안암병원에서는 MICU에서 근무했기에 내과계 위주의 환자들을 많이 접했던 반면, 현재는 부서 특성상 이식 환자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는 기업병원보다는 대학병원에 입사해 소속 대학원에 입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기업병원에는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4학년 나이팅게일을 하면서, 교수님과 조교님들께서 “스펙을 많이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산병원이나 삼성병원 같은 기업병원에 지원하지 않았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빅5 병원의 차이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직장에서는 신규간호사로서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업무에 적응할 때쯤 더 크고 다양한 케이스의 환자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아산병원 경력직 공고를 보게 됐고, 지원 후 합격하여 이직하게 됐습니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라 입사 초기부터 대학원 진학을 계획해왔습니다. 중환자실 5년차 간호사로 접어드며,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정확하고, 풍부한 지식을 더 쌓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또한, 제가 업무를 잘 적응할 수 있었던 데는 훌륭한 프리셉터 선생님들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제가 프리셉터가 되어 프리셉티를 교육하게 될 때, 풍부한 경험과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교육하고 싶었습니다. 이왕이면 전문 분야를 더 살리고 싶어서 임상 간호대학원 중환자 전문 간호사 과정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CCU의 환자들은 심전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기에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며, 약물 투여, 기계적 장비의 관리,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빠른 처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환자가 급성기에는 상태가 급변할 수 있어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또한 의식이 있는 상태로 에크모(ECMO)를 삽입하거나, 심장이식을 오래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이 많아서, 정서적인 간호 또한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심각한 질환을 가진 환자나 보호자들이 정신적, 정서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어 이를 위한 심리적 지원과 상담이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학업과 실무를 병행하면서 시간 관리도 중요하지만, 3교대를 하면서 가장 부족하게 느낀 것이 체력이었습니다. 의도치 않게 몸이 아프거나 나이트 근무를 하면서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서 꾸준한 운동을 습관화하게 됐습니다. 특히 동기와 함께 일주일에 두 번 헬스를 하며 체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체력을 관리하다 보면, 계획한 것들을 정확히 수행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간 관리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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