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으로만 몰리는 환자들··· 이대로 괜찮은가?
82년 역사의 서울백병원 폐원
서울 중구의 유일한 대학 병원인 서울백병원이 경영난으로 82년 역사의 막을 내렸다.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대학병원이었지만 주변 거주 인구가 줄어드는 ‘도심 인구 공동화’ 현상과 주변 대형 병원의 출현으로 누적 적자가 1,700억 원을 넘어서며 경영난이 심해지자 끝내 폐원을 결정했다. 종합병원의 경영난은 비단 서울백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5개의 종합병원이 폐원했다. 2021년엔 국내 최초 여성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2019년엔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이 경영난으로 폐원했다. 이 외에도 이화여자대학교 동대문병원, 중앙대학교 필동 병원, 용산병원이 폐원했다.
대형병원은 과밀, 종합병원은 텅텅…
이러한 상황의 원인은 상급종합병원같은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기 때문인데, 이는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은 처음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최소 29일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환자 몰림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동일 질환 환자를 두고 경쟁하며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료권 폐지,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등으로 인해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고 있다. 종합병원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환자 유치를 위한 투자를 하지만 이는 다시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대한민국 의료의 중추 역할을 해오던 중소병원과 종합병원들이 흔들리고 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개선 필요
환자 몰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의료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박애병원 김병근 원장은 의료기관의 종별 기능을 명확히 하고, 이 기능에 따라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박인호 대한중소병원협회 지역 부회장은 종합병원에서 현재 운영하는 중증 야간진료사업 등을 확대해 응급의료나 입원, 수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대도시와 지방을 구분해서 지역 수가를 더욱 개선하는 방법도 중소병원에 도움이 될 것이며 지방의 필수 의료,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중소병원에 지역의료원 수준의 시설이나 장비 등을 지원해 주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최유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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