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현장의 다양한 반응
국회는 28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을 찬성 283명, 반대 2명, 기권 5명으로 통과시켰다. 제정안의 핵심은 진료 지원 간호사(PA 간호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다. PA 간호사의 합법화를 통해, 최근 의료계에서 발생한 의료 공백 우려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의료법에서 간호사 관련 내용을 분리한 간호법 제정은 간호계의 오랜 숙원이었으며, 이번 법 통과로 이들이 관리·감독을 강화하며 합법적인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제정안은 PA 간호사가 의사의 수술을 보조하고 일부 의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보장한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PA 간호사가 이미 법제화된 상태지만, 한국에서는 근거 규정이 없어 그동안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활동해 왔다. 간호법이 제정됨에 따라 약 1만 6천 명의 PA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가 명확히 규정된다.
간호법이 9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번 제정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번 법이 PA 간호사 합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간호법의 원래 취지에서 멀어졌다는 비판도 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간호사는 “전공의가 빠졌다는 이유로 PA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를 맡기는 일이 늘고 있다”며 “PA 간호사 업무 범위가 너무 넓고 구체적인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적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PA 간호사 제도를 전문간호사 제도처럼 일정한 교육과 시험을 통과한 간호사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간호법에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 수립’이라는 내용만 포함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이나 이를 위반했을 경우의 제재 수단은 언급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정하고 기준 미달 시 처벌하는 ‘간호인력 인권법’을 발의하고 추진했지만, 이번 간호법에는 해당 내용이 빠졌다”며 “그동안처럼 법으로 정하지 않은 인력 기준을 준수할 의료기관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간호법이 주로 의료 공백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해 대통령이 간호법을 거부한 이유가 지역 간 갈등이었지만, 이번에는 의사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필요해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간호법은 일부 의료진의 요구를 반영했지만, 간호사들의 처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가영 기자 rkdudmn@naver.com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40828099800001?input=1195m
https://www.yna.co.kr/view/AKR20240901043700530?input=1195m
https://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71879
https://www.chosun.com/politics/assembly/2024/08/28/4J35WTUE6RBOLKXIAUS5DYPZQI/?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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