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의 접근 편의성 증가 vs 약물은 약국에서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이나 심야 시간대에 약을 사기 위해서는 편의점과 같은 안전상비의약품을 파는 곳으로 향해야 한다. 하지만 약의 종류가 적어 증상에 맞는 비상약을 사는 것이 어렵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의 종류는 총 11종으로 여전히 많은 소비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제도(안전 상비약 제도)’가 시행됐다. 하지만 그 목적이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 이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품목 및 효능군에 대한 재평가와 재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유지 중이라는 것이다.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2024 일반 의약품 약국 외 판매 관련 인식 조사>의 결과를 봤을 때, 전반적으로 약국 외 판매처의 필요성을 높게 평가함에 따라 취급 의약품의 종류도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58.0%로 상당히 높게 확인됐다.
상비약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시민 대부분의 의견이다. 편의점이 약국보다 접근성이 좋아 쉽게 약을 얻을 수 있는 편리함을 갖췄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약국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약 공급을 도울 수 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전 상비약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휴일, 심야에 급하게 약이 필요해서’가 68.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상비약 구매 경험이 있는 사람은 품목 수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민 단체는 무조건 상비약 품목을 늘리는 것이 아닌 “약사법에 규정된 20개 품목에 관한 조사를 진행, 점차 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약사단체는 약사의 복약지도 없이 약을 구매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약사는 복약지도 의무가 있으며 이는 약사법에도 규정되어 있다. 약사가 없는 편의점에서 환자 스스로 상비약을 사서 복용하게 되면 약물 부작용이나 약물 오남용의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안전 상비약은 약국에 갈 수 없을 때 같은 응급 상황에서 필수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153억 원 수준이던 안전 상비약의 공급가액은 2022년 기준 537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소비자의 편의점 안전 상비약에 대한 의존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전 상비약 품목 재검토를 위한 보건복지부의 ‘안전 상비약 자문위원회’는 아직 활동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행정연구원 오윤정 연구원은 “의약품 오남용을 엄격히 관리하는 해외 주요국처럼 우리나라도 안전 상비 의약 품목 수 기준을 개선해 소비자의 의약품 접의 편의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며 안전 상비약 제도의 편의성 이면에 오남용 우려를 강조했다. 찬성과 반대 양측의 의견을 신중히 검토한 후 이상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소정 수습기자 sj090221@naver.com
조나은 수습기자 whskdms05@naver.com
오도은 수습기자 sehangzz@naver.com
[참고]
https://www.asiae.co.kr/article/distribution/2024021416372968534
https://www.pharm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2583
http://www.newsi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061
https://www.nongmin.com/article/20230927500226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65651
https://www.newsmp.com/news/articleView.html?idxno=237294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