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호] ‘소아과 폐과’ 선언, 사라지는 소아과 아픈 아이는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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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폐과’ 선언, 사라지는 소아과 아픈 아이는 어디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 인사’ 기자회견

낮은 진료비와 수입 감소로 인한 적자, 저출생 등이 이유

정부의 현실성 있는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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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국의 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장기간 지속된 낮은 진료비와 코로나19 이후 진료량 급감으로 인한 수입 감소 등으로 궁지에 몰린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은 더 이상 운영을 유지할 수 없다며 ‘소아청소년과 폐과’를 선언했다.

3월 29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소아청소년과 폐과와 대국민 작별인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현택 소청과의사회 회장은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오늘 자로 대한민국에서 소청과는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고 대국민 호소문을 밝혔다.

임 회장은 “장기간 지속된 낮은 진료비에 지난 10년간 소청과 의사 수입의 28%가 감소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일한 비급여 시술인 소아 예방접종은 100% 국가사업으로 저가 편입됐고, 올해 국가필수예방접종이 된 로타바이러스 장염 백신 접종마저도 기존 가격의 40%만 받도록 질병관리청이 강제하고 있다”라며 “적자 경영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소청과 폐과라는 아픔을 드리게 됐다”라고 폐과 선언배경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소아청소년과는 국내 의료수가 체계상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다. 그뿐만 아니라 대상자가 아동이기 때문에 진찰 외에 추가로 할 수 있는 처치와 시술이 거의 없어 진찰료 외에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 실제로 다른 과와 비교했을 때 소청과 진료비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건강보험 통계 연보에 따르면 13개 과 중 소청과만 유일하게 의원 진료비가 하향곡선을 그렸다. 진료비 규모 또한 2.73%로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낮았다.

낮은 진료비 외에도 소청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거액의 의료소송이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법원은 아이를 살리려고 최선을 다한 의사에게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배상액을 선고하고, 의료 전문 변호사는 승소하기 어려운 소송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고자 소청과 의료기관 등에 대한 보상 강화와 소아응급 진료 기능 강화 등을 담은 소아 의료체계 개선책을 발표했다. 중증 소아 환자를 담당하는 어린이 공공진료센터와 24시간 운영되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각각 4곳씩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인 해결 방안이 아닌 시설 확충에 치중을 둔 해결 방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인력 보충과 재정지원 같은 현실성 있는 해결방안 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혜준 기자

h2y1e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