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호] 숫자가 말하는 고통, 10~20대 자해·자살 시도 증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침묵 속 위험한 청년

(출처: 청년의사)

우리나라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자해와 자살 시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들은 젊은 세대가 겪는 정서적 어려움이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2023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27명으로, OECD 평균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한국이 20년 넘게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은 그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년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자해·자살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전체 손상 환자의 8%를 차지해 10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증가폭이 가장 큰 연령대는 10-20대였다. 특히 13-18세 청소년의 경우 절반 이상이 자살을 목적으로 한 중독으로 인해 병원에 이송됐고, 이들 중 90% 이상이 치료용 의약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청소년이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약물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질병관리청의 ‘2024년 중증 손상 및 다수 사상 조사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외상을 제외한 중독·화상·질식 등의 ‘비외상성 중증 손상’의 원인 중 약 70%가 중독이었으며, 그중 상당수가 자해·자살 시도(65.6%)로 확인됐다. 특히 여성의 비외상성 손상 중 73.4%가 자해 또는 자살에 의해 발생해 남성(57.5%)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증가세는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청소년은 학업 부담, 외모 스트레스, 따돌림, 학대, 가족 간 갈등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청년층은 경제적 어려움, 취업난, 학교 또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외로움과 고립감, 건강 문제 등 여러 요소가 중첩되며 심리적 부담이 더욱 커진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 조사에서는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를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긴다’고 답한 비율이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병원을 찾지 않는 자해·자살 시도자까지 포함한다면 실제 위험 인원은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자해를 ‘극심한 스트레스를 스스로에게 향하게 하는 행동’으로 정의하며, 일시적으로 정서적 긴장감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자해는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초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정신적 어려움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상적 경험이며, 이를 특정한 질병으로 낙인찍지 않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청소년 중독 증가와 여성의 높은 자해·자살 시도와 관련해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젊은 세대가 겪는 심리적 문제를 사회가 함께 이해하고, 정신 건강 상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자해·자살 시도자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후속 지원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숫자로 드러나는 고통이 외면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사회의 주목과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채현 수습기자 kchchbb@naver.com

[참고]
https://www.goodnews1.com/news/articleView.html?idxno=451433
https://www.bio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66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092140?sid=102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697963?sid=102
https://www.tfmedia.co.kr/mobile/article.html?no=195562
https://www.chosun.com/national/welfare-medical/2025/03/28/F6F7NLATNJEVBKKB5LGFBRCJ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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