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통 주사와 페인버스터의 병용에 대해
검증된 방법에 대한 설명 부족, 납득할 방안 및 대책 필요
‘무통 주사’라고 부르는 통증자가조절법(PCA)은 통증이 있을 때, 통증 자가 조절 장치를 이용해 환자가 스스로 진통제를 투여하는 방법이다. 이 무통 주사와 함께 제왕절개 시 자주 사용되는 ‘페인버스터’는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으로, 수술 부위 근막에 국소마취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 통증을 줄여준다. 무통 주사와 페인버스터를 병용하는 이유는 산모들이 겪는 통증을 최대한 줄이고 그에 따른 심적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하지만 올해 6월 보건복지부는 다가오는 7월부터 무통 주사와 페인버스터의 병용을 금지하는 급여기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의료 기술 재평가 위원회에서는 흉부와 복부에서 수술 부위로의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의 효과성 차이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독 사용은 ‘조건부 권고함’으로, 병합 사용은 ‘권고하지 않음’으로 심의했다. 따라서 페인버스터와 무통 주사는 함께 투약할 수 없게 되며, 단독으로 사용한다면 본인 부담률이 기존의 80%에서 90%로 높아진다는 내용을 예고 안에 포함했다.
이러한 예고안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지난해 11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발표한 ‘병행 사용 비권고 판정’ 때문이다. 무통 주사와 페인버스터를 병용해도 무통 주사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페인버스터가 무통 주사에 비해 마취제가 6배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둘의 병용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해당 예고 안이 시행되면 병원은 권고에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하지만 산모들의 반발로 인해 해당 예고 안은 번복되어 재검토 중이다.
한편, 해외에서도 무통 주사와 페인버스터의 병합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미국 민간 보험사 한 곳에서만 연구나 실험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을 뿐, 일본과 호주 등 대다수의 국가에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무통 주사와 페인버스터 병용 금지안은 과학적 검증 절차를 거친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권리, 산모들의 선택권 존중으로 인해 현재 상황으로서는 시행하기 어렵다. 실제로 페인버스터를 병용하여 사용하는 것은 개인차도 크며, 독성 위험의 우려가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문제는 의료진과 산모들의 반발에 대한 대처다. 이미 검증된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설명과 납득이 필요할 것이며, 의료진들의 반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조나은 수습기자 whskdms05@naver.com
[참고]
https://www.fnnews.com/news/202407071848221904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610280_29123.html
http://www.doctors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7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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