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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호] ‘텍스트 힙’에 열광하는 Z세대, 긍정적 과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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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야외도서관 누리집

차별화된 2030의 개성, ‘텍스트 힙’


숏폼 콘텐츠가 난무하는 시대에 새로운 ‘멋’을 추구하는 2030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독서한 것을 인증하거나, 인상 깊은 페이지를 필사한 사진을 올리면서 일명 자신의 ‘텍스트 힙’을 보여 주는 것이다.

‘텍스트 힙(Text Hip)’은 글이나 책을 뜻하는 ‘텍스트’와 개성 있고 멋지다는 의미의 ‘힙하다’가 합쳐진 신조어다. 유튜브, 틱톡, OTT 플랫폼이 장악한 디지털 시대에서 활자를 읽고 쓰는 행위를 ‘멋’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러한 신조어가 생겼다. 인스타그램에 ‘북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60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이 나오고, X(옛 트위터)에 ‘책’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자신의 인생 책을 추천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왜 2030 세대는 ‘텍스트 힙’에 열광하게 된 것일까.

디지털 홍수 속에서 활자를 읽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아무 생각 없이 숏폼 콘텐츠를을 보기 시작하면 어느새 두세 시간은 훌쩍 지나있지만, 책은 한 권을 모두 읽으려면 보다 더 밀도 있는 집중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빠른 템포의 숏폼 콘텐츠를 가까이하며 살아간다. 이에 반해 ‘텍스트 힙’은 느린 템포로 글을 읽고, 적고, 공유하며 남들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2030 세대의 차별화된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었다. 또한, 책 읽는 행위 자체를 ‘자기 브랜딩’으로 활용하여 자신이 읽는 책을 통해 취향과 지적 수준을 드러내기까지 한다.

활자 흥행의 흐름을 타는 행사들


올해 6월에 열렸던 ‘서울국제도서전’은 큰 흥행을 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작년보다 약 15% 증가한 15만 명의 관람객이 행사를 방문한 것으로 보아 이전보다 책을 찾는 사람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서울특별시청에서 주관하는 ‘서울 야외도서관’은 야외공간이라는 장점을 이용한 특색있는 도서관이다. 서울 광장, 광화문, 청계천에서 진행되고 있어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야외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텍스트 힙’이 불러온 긍정적인 효과


‘텍스트 힙’의 유행은 출판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30 세대가 책을 구입하고, 관련 품목과 콘텐츠를 소비하는 덕분에 출판 업계의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적 허영을 과시하기 위해서 책을 읽지는 않지만, 구매하는 사람들을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라고 부르는 유머가 생겨나기도 했다.

또한 2030 세대는 ‘독서’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거나, 자신의 내적 성장을 도모한다. 심리학, 철학, 자기계발서 등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평소에 고민했던 문제를 책에서 해답을 얻는 것이다. 책은 자신의 삶을 더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준다. ‘멋’을 위해 시작했던 독서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끝없는 콘텐츠 홍수 속에서 활자의 유행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자극적인 콘텐츠가 만연한 세상에서 ‘텍스트 힙’은 나만의 멋을 알게 해 준다. 내가 원하는 책을 선택하고, 나만의 속도로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필사하면서 ‘나다움’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것이다. 방황하는 우리 청춘들에게 책 속에 있는 활자가 해답이 되어 주는 그날까지 ‘텍스트 힙’이 성행하기를 바란다.

김아현 수습기자 oioi0ioi@naver.com

[참고]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721323?sid=110
http://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26736
https://orom.co.kr/product/%ED%85%8D%EC%8A%A4%ED%8A%B8%ED%9E%99-%EA%B8%80%EC%9E%90%EB%A5%BC-%EC%A6%90%EA%B2%A8%EC%9A%94/3675/
http://nzine.kpipa.or.kr/sub/coverstory.php?ptype=view&idx=862&page=1&code=cover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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